

개발자를 만나다
자매가 만든세계적인 데이팅 앱

Coffee Meets Bagel Dating App
진지한 만남, 높은 성사율의 데이팅 앱
사랑을 ‘꿈꾼다’라고 하는 이유는 그만큼 사랑을 찾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바빠질수록 인연을 찾는 것이 어려워지는 것만 같은 요즘. 여기, 모두가 사랑을 찾을 수 있도록 직접 나선 여성들이 있습니다.
맏언니 강수현, 그리고 쌍둥이 자매 강아름과 강다운 씨는 10대 때 미국으로 건너갔습니다. 졸업 후 각자의 위치에서 꿈을 펼치던 그들. 어느 날 사람들의 삶을 변화시키는 큰일을 함께 해 보자며 뉴욕에 모이게 됩니다. 그리고 2012년, 남성과 여성 모두 만족할 수 있는 혁신적인 데이팅 앱을 세상에 내놓았죠.
까다로운 알고리즘을 통해 하루에 한 번 나에게 맞는 인연을 소개해 주는 〈Coffee Meets Bagel〉. 강다운 공동 대표로부터 앱 개발 과정, 그리고 지역별 연애관에 대해 들어 봤습니다.

여성이 만든, 여성 친화적인 데이팅 앱
현재는 쌍둥이 자매 강다운 그리고 강아름 대표만 남아 있지만 초기에는 세 자매가 모여 하나의 앱을 개발했습니다. 자매가 뭉치게 된 이유는 뭐였나요?
부모님 두 분 다 사업을 하셨어요. 아버지가 삼촌과 함께 일을 하셨는데요. 이에 영감받아 저희 자매도 함께 사업을 하기로 결심했죠.

많이 싸우기도 하지만,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과 일하는 건 정말 좋아요. 서로에 대한 믿음이 있어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죠.
강아름, 〈Coffee Meets Bagel〉 공동 대표
당시 타 데이팅 서비스에서 어떤 문제점을 발견했나요?
남성과 여성은 데이팅 앱에 다가가는 방식이 완전히 다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앱은 남성을 위한 것 같았어요. 여성이 데이팅 앱에서 기대하는 걸 충족시키지 못하는 듯했죠.
당시 데이팅 앱들의 사용자 성비를 살펴보니 남성이 대략 65%, 여성이 35%였어요. 앱 내에서 활동하는 걸 보면 남녀 차이는 더 커집니다. 남자가 여자보다 두 배는 더 적극적이에요. 그러니 누구에게도 최적이 아닌 상황이 벌어지죠.
여자의 경우 너무 많은 남자가 접근해 당황하고, 남자의 경우 여자에게 말을 걸면 답을 하지 않아 당황하죠. 저희는 여성 친화적인 서비스를 개발해 남녀 모두에게 균형 있는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했습니다.

커피가 베이글을 만난다는 앱 이름은 어떻게 짓게 되었나요?
〈Coffee Meets Bagel〉이 처음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도시 뉴욕에 대한 오마주입니다. 매일 정오에 사용자가 좋아할 만한 상대, 즉 ‘베이글’을 배달하는 게 기본 아이디어였죠. 그리고 생각했어요. ‘베이글과 잘 어울리는 건 뭐지?’ 당연히 커피죠!
〈Coffee Meets Bagel〉은 타 데이팅 서비스와 어떻게 다른가요?
타 데이팅 서비스들은 대부분 양으로 승부합니다. 하지만 더 많은 상대를 추천한다고 해서 더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온라인 데이팅에선 양보다 질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저희는 품질에 집중하기로 했죠. 하루에 한 번 제한된 수의 베이글만 추천하되, 정말 제대로 하자는 거예요. 남성은 선택의 폭이 넓은 걸 선호하고 여성은 선택의 폭이 좁더라도 선별된 걸 원해요. 그래서 여성에게는, 좋다고 답한 남자 중 최적의 매치라 판단되는 남자를 우선적으로 소개합니다.

여기서 만나는 모든 사람이 소울메이트가 될 순 없겠죠. 아마 많은 사람과 연락마저 끊길걸요? 그럼에도 모든 만남과 소통은 존중과 호기심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생각해요.
강아름, 〈Coffee Meets Bagel〉 공동 대표
알고리즘을 소개해 줄 수 있나요?
정말로 다양하고 복잡한 변수를 고려합니다. 사용자의 선호 스타일은 물론, 과거에 어떤 베이글을 좋아했거나 넘겼는지를 보죠. 심지어 다른 사람들이 선호하는 스타일은 무엇인지, 추천하는 베이글이 다른 사용자들로부터 얼마나 많은 ‘좋아요’를 받았는지도 따지죠.
저희 알고리즘의 목적은 절대 사용자가 더 많은 ‘좋아요’를 주거나 받는 데에 있지 않아요. 적어도 대화까지 이어질 수 있는, 의미 있는 매치를 제공하기 위해 끊임없이 알고리즘을 다듬고 있답니다.
초기 아이디어를 낸 후, 앱을 개발하기 위해 실리콘 밸리로 갔습니다. 개발 과정에서 힘든 점은 없었나요?
실리콘 밸리의 투자가들은 대부분이 남성입니다. 그리고 상당수 남성들이 여성으로서 온라인 데이팅을 한다는 게 왜 힘든지 전혀 몰라요. 초기에 그들을 이해시키는 게 가장 큰 과제였어요.
타이밍을 놓치지 말아요. 답장을 보내거나 데이트 약속을 잡기까지 너무 오랜 시간을 끌지 마세요.
강수현, 〈Coffee Meets Bagel〉 전 공동 대표

Coffee Meets Bagel이 전하는 흥미로운 사실




Coffee Meets Bagel의 포부
다른 여성 창업자들에게 조언한다면요?
첫째, 목표를 향해 갈 때 방해가 되는 것들은 과감히 버리세요. 내 머릿속에 떠돌아다니는 ‘난 할 수 없어, 난 몰라’ 같은 생각들도요.
둘째, 비전과 아이디어를 자주 공유하세요. 도와줄 사람이 가까이 있을지 모르잖아요?
마지막으로, 항상 공부하고 읽으세요. 끊임없이 자기 계발을 하세요. 다른 사람들보다 10배 더 나은 결과를 낼 수 있으면 아무도 부정할 수 없을 겁니다.

한국 사용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제가 한국 사람인 만큼, 앱을 완벽하게 번역해 한국에 널리 알릴 수 있으면 좋겠어요.
한국에도 수많은 데이팅 앱이 있지만, 여성 개발자가 만든 경우는 드물어요. 주변에서도, 미디어에서도 여성 리더를 흔히 접할 수 없죠. 저는 원래 대학에서 컴퓨터 공학을 공부하고 싶었어요. 하지만 첫 수업에서 C를 받았고, 주변을 둘러보니 혼자라는 느낌이 들었죠. 수업을 듣는 친구들은 다들 어릴 때부터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해와서 자기가 무엇을 하는지 아는 거 같았거든요.
미디어에서도, 대학을 자퇴하고 후드 티를 뒤집어 쓴 채 프로그래밍에 몰두하는 남자들만 볼 수 있었죠. 나와 비슷한 사람이 안 보이니, 이 길이 내 길이 아니라 생각하고 일찌감치 포기했어요. 전 그때가 너무 후회된답니다.
그렇기에 한국에서 〈Coffee Meets Bagel〉을 알리고 싶은 마음이 더더욱 크답니다. 스타트업과 사업을 한다는 것이 결코 남성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걸 보여 주고 싶거든요. 우리가 좋은 성공 사례를 보여 주면 더 많은 여성이 용기를 얻고 뛰어들 수 있을 것 같아요.
기억에 남는 대화, 특별한 데이트, 혹은 현재 만나는 사람이 될 수도 있죠. 무엇이든 간에 〈Coffee Meets Bagel〉이 여러분의 성장에 보탬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강다운, 〈Coffee Meets Bagel〉 공동 대표
사랑을 꿈만 꾸는 그대, 이제는 사랑을 찾으러 뛰어들어 보는 건 어떤가요. 세 자매가 열심히 가꾼 〈Coffee Meets Bagel〉에서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