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 스포트라이트

장인 정신으로 만든 퍼즐

〈룸즈: 장난감 장인의 저택〉의 개발 이야기.

룸즈: 장난감 장인의 저택

모바일로 돌아온 명작 퍼즐 게임

보기

1인 개발자로 성공하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고되고 막막하죠. 그러나 인고의 시간 속에서 예술이 탄생하듯 게임도 기나긴 과정 끝에 빛을 발하곤 합니다.

〈룸즈: 장난감 장인의 저택〉도 그랬습니다. 핸드메이드 게임의 김종화 대표가 개발한 이 작품은 App Store에 있는 수많은 퍼즐 게임 중 단연 돋보입니다.

비밀스러운 이야기로 플레이어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빈틈없이 짜인 퍼즐로 도전 정신을 불러일으키죠. 이 게임의 역사는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시행착오 겪으며 갈고닦은 작품

대학생 시절 김 대표는 이 시리즈의 공식 첫 작품 ‘룸즈: 더 메인 빌딩’을 PC와 콘솔 게임으로 선보였습니다. 약 40만 장을 판매하며 승산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죠.

2012년엔 룸즈의 두 번째 시리즈 개발에 착수했습니다. 하지만 ‘룸즈’라는 이름이 ‘더 맨션’으로 교체되고, 그가 원했던 것과 다른 결과물이 나왔습니다. 사용자 경험을 방해하는 요소가 게임 내에 덕지덕지 붙은 상태였죠. iOS에도 출시했지만,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김 대표는 당시 상황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두 번째 작품을 만들 때 함께 일했던 퍼블리셔와 게임 내 유료 아이템을 두고 의견이 갈렸어요. 저 스스로도 어떤 게임을 만들겠다는 확실한 비전이 없어, 제 뜻을 밀어붙이지 못했어요. 그러니 퍼블리셔가 주문하는 대로 따라갈 수밖에 없었죠. 그때 깨달았습니다. 개발자도 예술가처럼 창의적 주도권을 가져야 한다는 걸요.”

게임 그 자체에 몰입하도록

2015년, 기존 게임에서 불필요한 것을 모두 덜어낸 후 게임 플랫폼 스팀(Steam)에 ‘룸즈: 불가능한 퍼즐’이란 리마스터 버전을 내놓았습니다. UI도 개선하고, 신규 스테이지도 추가했죠.

“플레이어가 자신의 속도대로 깊게 사고하며 온전히 즐길 수 있는 퍼즐 게임을 만들고 싶었어요. 시간제한도 없고, 실수해도 몇 번이고 재도전할 수 있게 했습니다.”

수년 동안 시행착오를 겪으며 작품을 갈고닦은 수고가 큰 결실을 맺었습니다. 국내 인디 게임 상도 받았고, 그의 게임을 다시 만나 반갑다는 팬들의 응원도 쏟아졌습니다. 이것을 모바일에 최적화해 2019년 iOS로 옮겨온 것이 〈룸즈: 장난감 장인의 저택〉입니다.

게임도 예술이라고 생각해요. 개발자도 아티스트처럼 창의적 주도권을 갖고 게임을 만들어야 하죠.

김종화, 핸드메이드 게임 대표

창의적으로 사고하도록

〈룸즈: 장난감 장인의 저택〉은 누구나 쉽게 룰을 익힐 수 있지만, 풀면 풀수록 더 어려워집니다. 

플레이어는 저택에 갇힌 소녀를 탈출시키기 위해 신중히 머리를 굴려야 합니다. 순간 이동을 하도록 돕는 전화기, 방을 끌어당기는 자석, 장애물을 제거하는 폭탄 등. 게임은 이런 다양한 장치를 활용해 다른 방식으로 생각하도록 유도합니다. 

스테이지 사이사이에 등장하는 장난감 저택에 대한 이야기도 궁금증을 키웁니다. 

“잔혹 동화 아트 스타일, 배경 음악, 스토리가 잘 어우러진 게임이라고 생각해요. 사람들이 단순히 퍼즐만 푸는 게 아니라, 이걸 왜 푸는지 이유를 찾고,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기대하며 즐길 수 있습니다.”

‘룸즈’ 시리즈로 인디 개발자의 장인 정신을 보여 준 김 대표. 그는 앞으로 사회적 이슈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게임, 감동을 주는 게임을 만들 계획이라고 합니다. 핸드메이드 게임이 어떤 수작을 또 선보일지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