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 스포트라이트

게이머들의 맛집

〈용사식당〉이 사랑받는 데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용사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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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트롤의 재미와 마음 놓고 즐길 수 있는 편안함을 모두 담자.”

임태희 팀타파스 대표가 〈용사식당〉을 만들 때 세운 목표입니다. 그리고 그는 멋지게 이 목표를 이루어냈습니다. 아기자기한 매력이 있는 〈용사식당〉에서는 세밀한 컨트롤로 강력한 적도 격파할 수 있습니다. 몬스터를 잡고 얻은 재료로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파는 시뮬레이션 게임의 편안함과 재미도 담아냈어요.

자동 사냥 없는 게임

팀타파스는 2015년 고교 동창 다섯 명이 함께 세운 인디 개발사입니다. 당시 모바일 게임 시장이 확대되고 유니티 게임 엔진이 등장하면서 개발 장벽이 낮아져 쉽게 뛰어들 수 있었죠. 2016년 9월에 발표한 첫 작품 〈표류소녀〉가 게이머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고 3년 후인 2019년 9월에는 〈용사식당〉을 세상에 선보였습니다.

“자동 사냥이 없는 게임을 만들기까지 고민이 많았어요. 게이머들이 불편해 할까봐 걱정했어요. 하지만 우리 게임을 사랑하는 게이머라면 이런 스타일도 좋아해줄 거라 믿었어요. 자동 사냥이 아닌 방식을 원하는 게이머가 분명히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컨트롤만 잘하면 거대한 푸딩도 두렵지 않죠.

임 대표의 이런 예상은 맞아떨어졌습니다. 레벨 낮은 캐릭터를 정밀하게 컨트롤하는 것에 푹 빠져든 게이머들이 많아졌습니다. 스킬 사용 타이밍, 회피 타이밍을 잘 맞춰 어려운 스테이지를 클리어할 정도로 열정을 보였습니다. 게이머들은 개발자가 생각하지도 못한 방식으로 캐릭터를 조합하고 컨트롤을 활용했습니다.

인디의 한계, 소통으로 극복

소규모 개발사는 효율적으로 의사 결정하고 개발에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지만, 규모가 작은데서 비롯되는 어려움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팀 인원이 적으니까 기획부터 완성까지 개발 방향이 바뀌는 일은 별로 없습니다. 다만 중간에 기획 방향이 맞는지, 게임이 객관적으로 좋은지 나쁜지 평가하기가 쉽지 않아요. 완성도를 높이려 하다가 개발 기간이 길어질 수 있죠. 5년 동안 게임 두 개만 선보였으니 게이머들에게 죄송하기도 해요.”

팀타파스는 이런 한계를 적극적인 소통으로 극복한다고 합니다.

“업데이트 속도보다 게이머들의 진행 속도가 빨랐습니다. 손 놓고 있다는 오해를 받을까 봐 적극적으로 소통했습니다. 대신 게임 업데이트를 통해 확실하게 보여줬습니다. 게이머들도 이해하고 기다려주더군요.”

동네 맛집 같은 게임사를 목표로

그들은 작지만 맛있는 요리를 내놓는 동네 맛집 같은 개발사로 자리를 굳히고 싶다고 합니다.

“모바일 시장이 커지고 대작 게임이 많아졌습니다. 그런데도 〈용사식당〉 같은 인디 게임을 아껴주는 게이머들이 많습니다. 그 마음에 보답하고자 캐릭터 수집에도 뽑기 요소를 넣기보단 순차적으로 모을 수 있게 하고 과도한 지출 없이도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수익 모델을 억지로 쥐어짜 게임 속에 넣으면 게이머에겐 상술로 느껴질 테니까요.”

팀타파스는 스페인식 안주를 뜻하는 타파스에서 따온 이름이라고 합니다. 〈용사식당〉의 캐릭터 이름도 음식에서 따왔죠. 평범하지만 다채로운 요리를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한다는 게 개발사의 철학입니다. 실제로 팀타파스는 맛집도 자주 찾아다니며 게임에 쓸 요리 아이디어를 얻기도 한답니다.

임태희 대표는 팀의 규모를 키우는 것보다 좋은 게임을 만드는 게 더 중요한 목표라고 합니다.

대형 프랜차이즈 식당은 아니지만 마음 편히 찾을 수 있는 동네 맛집이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앞으로 더욱더 풍부한 재미를 선사할 〈용사식당〉과 팀타파스의 후속작이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