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맞이

무서운 영화,
어디까지 봤니?

당신의 눈을 호강시켜줄, 무섭고도 아름다운 공포 영화 셋.

“안 본 눈 삽니다!”

공포 영화를 보고 나면, 눈에 담기 어려운 무서운 장면들을 씻은 듯 지워버리고 싶을 때가 있죠.

하지만 오늘 준비한 영화를 보면 그런 말이 입으로 쏙 들어갈 겁니다. 귀신보단, 아름다운 영상미에 홀리게 될 테니까요.

그렇다고 해서 무섭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 눈부신 미장센과 섬뜩한 스토리가 빚어내는 색다른 공포, 오늘밤 〈왓챠〉에서 경험해보세요.

피로 맹세를 하자.
『렛 미 인』 중

감독 토머스 알프레드슨
출연 셰레 헤데브란트, 리나 레안데르손 외
줄거리 외톨이 소년과 뱀파이어 소녀의 만남, 그리고 마을에서 일어나기 시작하는 기이한 살인 사건들
공포 지수 😱

창백한 소년, 그보다 더 창백한 소녀, 그리고 하얀 눈으로 뒤덮인 북유럽의 고요한 마을. 차갑게 얼어붙은 것만 같은 스크린에 붉은 피가 장미처럼 피어오릅니다. 이 섬뜩한 미장센을 만들어낸 건, 훗날 『그녀』, 『인터스텔라』, 『덩케르크』 등으로 이름을 날리게 될 시네마토그래퍼 호이트 반 호이테마(Hoyte Van Hoytema)입니다. 그의 감각적인 촬영 기법은 초기작 『렛 미 인』에도 녹아있죠. 정직한 구도와 흔들림 없는 카메라워크로 완성된 정적인 장면들. 마치 정지된 풍경 사진을 감상하듯, 근사한 영상을 넋 놓고 바라보게 될 겁니다.

이런 축제는 처음이야.
『미드소마』 중

감독 아리 애스터
출연 플로렌스 퓨 외
줄거리 한여름 스웨덴의 작은 마을을 방문한 친구들, 그리고 그곳에서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축제
공포 지수 😱😱😱

말 그대로 ‘눈부신’ 영화입니다. 흔히 호러물 하면 칠흑 같은 밤을 떠올리기 마련. 하지만 말간 대낮, 그것도 일년 중 낮이 가장 긴 날을 배경으로 한 『미드소마』는 공포 영화의 기본 공식을 철저히 뒤집었습니다. 수채화처럼 푸르른 하늘, 생명력을 뿜는 풀과 꽃과 나무, 여름 햇살을 온몸으로 받으며 정겹게 춤추는 여인들. 공포와는 거리가 먼 싱그럽고 어여쁜 것들로 화면이 꽉 채워졌지만, 그 안에서 펼쳐질 기괴하고 잔인한 의식에 간담이 서늘해질 겁니다.

엄마가 날 사랑하지 않는 거 알아. 바바둑이 그렇게 만들었어. 하지만 난 엄마를 사랑해.
『바바둑』 중

감독 제니퍼 켄트
출연 에시 데이비스 외
줄거리 행동장애가 있는 아들을 홀로 키우는 아멜리아, 그리고 그녀를 위협하는 동화책 속 악령 바바둑
공포 지수 😱😱

21세기 최고의 공포 영화 중 하나로 꼽히는 작품이지만, 현대 호러물에서 좀처럼 구경하기 힘든 볼거리들로 넘칩니다. 수작업 느낌을 살리기 위해 컴퓨터 그래픽에 의존하는 대신 퍼펫 인형과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으로 구현한 악령 바바둑, 빨리감기와 슬로모션을 번갈아 활용하며 보여준 싱글맘 아멜리아의 너덜너덜해진 정신 세계 등등. 영화보다는 한 편의 예술 작품에 가까운 『바바둑』을 감상하다보면, 화면에서 잠시도 눈을 뗄 수 없을 겁니다.


탁월한 미장센을 뽐내는 공포 영화를 더 보고 싶나요? 〈왓챠〉에서 『서스페리아』, 『네온 데몬』, 『박쥐』를 감상하며 서늘한 여름날을 만끽해보세요.